25/09/2013
유난히 무덥고 길었던 여름을 씻어주는 비가 가지고 온 쾌적한 가을하늘의 구월 후반입니다.
여러분도 지난 명절 연휴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가을의 초입을 즐기고 계시는지요?
저 역시 연휴 후유증에 온 몸이 삐걱거리지만 선선한 바람과 하늘이 그 모든 걸 잊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번 구월에 전 새로운 친구를 만났습니다.
어느날 부터 같은 건물에 매일 출입하는 큰 키에 까무잡잡한 청년은 어느새 제게 넙쭉넙쭉 인사를 하고 종종 들려 에스프레소를 담배 한대에 훌쩍 마시고 다시 넙쭉 인사하고 가기를 반복, 통성명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하 사무실 근무하고 있는, 로베르 드와노의 사진을 좋아하는 이 친구는 이태리에서 패션 비즈니스를 공부하고 있는 젊은이로 방학동안 잠깐 인턴쉽을 하고 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서울에 오니 이태리에서 흔히 마시던 에스프레소가 금액적으로 부담이 된다기에 전 이태리 가기 전까지 하루 한잔값만 받고 더 마시고 싶으면 제가 그냥 주겠다 제안을 했지요.
그는 바쁜 와중에 하루 두세번은 커피타임을 가질 수 있는 잠깐이지만 소중한 여유가 생겼고 우린 더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사고가 바르고 예의바른데다 저와 잘 맞으니 뭐 짬짬의 대화가 저도 즐거웠지요.
오늘은 그가 다시 이태리로 떠납니다.
한가한 수요일 오후, 그와 처음으로 에스프레소잔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는 어제 친구들의 조촐한 환송식했고 그 속에서의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각 개인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우리는 모임과 파티,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조차도 가끔 혹 자주 보여지는 타인의 삶과 비교하며 홀로 동떨어지고 외톨이가 됩니다.
내가 가져 보지 못한 삶, 타인의 보여지는 삶은 부럽기만 합니다.
서로 뽐내고 여유를 부리며 행복한 모습이 가득한 그런 삶, 하지만 그것이 그들의 삶의 전부일까요? 혹시 그들도 당신의 삶을 부러워하고 시기하진 않을까요?
타인의 삶은 항상 부럽기만 합니다. 흔히 롤모델이란 말로 닮고 싶어 하지만 그 근사치에 다가가는 게 얼마나 값어치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성공학 서적에서는 그걸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전 그런 책에 대한 확신이 서진 않습니다.
대다수가 자기가 좋아하고 하는 일에서 타인의 인정을 받고 싶어합니다. 그걸로 경제적 풍요를 이루고 타인에게 존경받는...
그게 어쩌면 우린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 목표일 수 있지요. 더구나 자본주의 사회에선 돈이 존경을 사는 가진 쉬운 방법이기도 하고...
'아! 난 돈 많이 벌고 싶진 않아. 그저 내가 인생을 즐길 정도만 있으면 돼!'
흔히 우리들이 하고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구나 그런 삶을 꿈꾸기도 하지만 과연 그 목표치가 어디가 끝일까요?
얼마든지 하던 걸 그만 두고 인생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거 같은 재벌은 왜 못그럴까요?
돈 적당히 있고 건강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 거 같은 삶이 왜 많은 파국과 스트레스를 가지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든걸 가질 수 있는 인간은 없습니다.
천하를 얻은 황제도 영생을 위해 달려 가듯이 인간의 욕심의 끝은 없는듯합니다.
그것에서 자신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착각만이 존재할 뿐 이번 목표를 달성하면 다음 목표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평범한 우리들은 그 목표를 타인의 삶에 비춰 세우게 되는 것이고...
우리가 모여 있는 곳에서 보이는 타인의 삶은, 특히나 페이스북같은 곳에서 보이는 삶은 그들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항상 여행하고 먹고 마시는 여유있는 삶이 그들에게는 순간일뿐입니다.
더구나 그들도 당신의 삶을 보고 부러워하고 시기하고 때론 위로받고 있습니다.
타인의 삶을 가질 순 없습니다. 본인의 삶, 지나간 과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도 과거가 되는 순간의 속에서 즐거움을 찾으며 행복할 수 있다면 그 누구의 삶도 부럽진 않을 거 같습니다.
로베르 드와노의 사진처럼 순간의 즐거움을 놓치지 마세요.
쾌적한 하늘, 한적한 카페의 오후 에스프레소, 담배 한모금,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즐거운 대화, 그 와중 흐르는 Oasis의 Don't look back in anger...
완벽한 행복의 순간입니다.